EES의 문제점

0(0명)
문서 역사

EES의 가장 큰 문제는 단순히 몇 가지 새로운 진화 메커니즘을 추가했다는 데 있지 않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흡수주의(absorptionism)다. 

Modern Synthesis가 그랬듯이, 기존 이론의 핵심 전제가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나타날 때마다 그 현상들을 새로운 이론적 

틀로 분리하기보다 기존의 ‘evolutionary theory’라는 이름 아래 계속 흡수하고 확장해 왔다.

고전적 진화론의 기본 도식은 대체로 variation + external natural selection다. 그러나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발생, genotype–phenotype mapping, developmental bias, niche construction, reciprocal causation, phenotypic plasticity, epigenetic inheritance, symbiosis, self-organization, regulatory architecture, predictive control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많은 현상은 이 단순한 도식을 크게 넘어선다. 일부는 단순한 보완 요소가 아니라, 변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상태가 접근 가능하며, 어떻게 안정화되고, 생명체가 환경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라는 전혀 다른 인과구조를 요구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현상들을 계속 “selection을 확장한 진화론”, “extended (selective) evolutionary synthesis”라는 이름 아래 포함시키면, 이론은 점점 더 많은 것을 포괄하지만 동시에 무엇이 그 이론의 고유한 핵심 주장인지 불분명해진다. 거의 모든 생명변화 메커니즘을 evolution이라는 이름 속에 넣는 순간, evolution은 설명이 아니라 단순한 총칭이 된다. 

따라서 이제 필요한 것은 기존 진화론의 외연을 끝없이 넓히는 것이 아니라, 생명 변화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가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묻는 것이다.

나는 그 중심을 정보(information)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은 단순히 무작위 변이를 만들고 외부 환경에 의해 선별되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다. 생명은 정보를 감지하고, 처리하고, 기억하고, 변이를 생성하고, 가능한 상태를 제한하고, 환경을 수정하며, 내부와 외부의 피드백을 통해 다음 상태를 구성하는 동적인 정보처리 시스템입니다. Selection조차 이러한 전체 정보처리 구조 안에서 생명이 이용하거나 구현하는 여러 알고리즘 가운데 하나로 재해석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Covolution(조화론)은 기존 진화론의 또 하나의 extension이 아니라, 생명 변화 자체를 다시 정의하려는 독립적인 이론적 틀이다.

 조화론에서는 변화의 중심을 “외부에서 누가 살아남는가”에 두기보다, 정보처리 구조가 어떤 가능성을 생성하고, 제한하고, 연결하고, 안정화하며, 환경과 함께 다음 상태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둡니다. 자연선택은 이 전체 과정의 한 부분일 수 있지만, 생명 변화 전체를 대표하는 제1원리가 아니다.

이 구별은 철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 150여 년 동안 진화론은 생물학적 이론을 넘어 경쟁, 적자생존, 선발과 탈락이라는 언어를 인간사회와 인간 존재를 해석하는 데까지 강하게 공급해 왔다. 물론 이러한 사회철학이 Darwinism에서 단순히 직접 도출되었다고 주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selection-centered language가 사회적 경쟁과 배제를 자연화하는 강력한 은유적·과학적 정당화 장치로 사용되어 온 역사는 분명히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논조는 더 분명하게 다음이다:
우리는 더 이상 모든 새로운 생명현상을 기존 진화론에 집어넣어 ‘진화론을 확장’하는 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론의 이름을 바꿀 때가 아니라면 언제 바꾸겠습니까?

생명현상의 핵심을 selection이 아니라 information processing, generative architecture, feedback, constraint, construction, stabilization, and state-space transformation의 관점에서 다시 구축해야 한다. 그 새로운 생명변화 이론이 Covolution, 즉 조화론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적 재구성에는 그에 상응하는 철학적 재구성이 필요하다. 기존 진화론에 대한 사회적 오해와 과잉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생존·선발 중심의 생명관에 대응하여, 실제 생명체가 보여주는 정보처리, 상호구성, 생성, 협력, 자기조절, 환경변형의 원리에 더 충실한 철학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것이 Biosophy(생학)의 역할이라는 논지를 전개한다.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EES는 진화론의 마지막 확장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진화론이라는 개념적 용기가 이미 너무 작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큰 Darwinian synthesis가 아니라, 생명의 정보적·생성적·구성적 인과성을 중심에 둔 새로운 이론적 출발점이다. 그 출발점이 Covolution이며, 그로부터 생명과 인간을 다시 해석하는 철학이 Biosophy이다.